제16차 벌재~죽령
1. 산행일시 : 2011. 6. 6(월) 05:02~17:52 (12시간 50분)
2. 산행코스 : 벌재~문복대~저수령~촛대봉~솔봉~묘적봉~도솔봉~죽령
3. 실제거리 : 26.3km
4. 산행인원 : 허브향기, 빼뽀네
그동안의 강행군으로 인하여 몸이 말을 듣지 않는 것 같아 당분간 좀 쉬자고 말해 놓고는 목요일 저녁에 달력을 보니 월요일이 6월 6일 쉬는 날이다. 불현듯 진선생에게 전화를 걸어 대간 진행 여부를 타진해보니 선생들과 일요일에 산행을 간다고 한다. 나도 망설여지기는 해도 날씨도 좋고 지금 산행을 열심히 해서 진도를 빼지 않으면 다음 산행이 더 힘들어질 것 같은 바쁜 마음에 대간길을 나설 볼까하는 생각에 이야기 해보았다. 이제는 대간 가는 일이 일상화 되어 버려서인지 막상 연휴가 길어지고 대간을 가지 않으면 할일이 갑자기 사라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이제는 이동하는 거리도 만만치 않아진다. 이젠 중앙고속도를 타고 동쪽으로 점점 이동하게 된다. 진선생은 전주에서 와도 벌써 230킬로를 훌쩍 넘어서고 있다. 나도 더 멀어지긴 해도 진선생 만큼은 아니다. 고속도로를 주로 타고 다니니 훨씬 나은 편이다. 항상 차를 타고 왔다 갔다하는 진선생의 멀어진 거리가 늘 걱정스럽다.
일단 월요일에 산행을 약속을 정해놓고 난 일요일에 또 할일이 없다 그래서 양식이를 불러 근교 예봉산으로 몸 풀이 산행을 한 5킬로 하기로 했다. 그런데 산행을 10년 이상이나 한 양식이는 항상 조심스럽고 너무 소심하다 물론 자기 체력의 한계를 너무 잘 알기 때문이긴 하므로 항상 존중을 하고 나도 같이 산행을 가면 양식이 위주로 같이 동반을 같이 보조를 맞추려 한다. 본인도 늘 미안해서인지 일요일은 산행을 하는 속도가 만만치 않는 것 같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헐떡거리다 산 정상 밑에 텐트치고 있는 막걸리 집에 먼저 쏙들어가 버린다. 막걸리 한잔하고 가자고.. 그런데 이게 웬일이야 주인하고 마주 않아서 막걸리를 기울이기 시작하더니 지나가던 사람 모두 붙잡고 그 막강한 입씨름으로 풀기 시작하더니 마침내는 사고를 치고 만다. 한자리에 앉아서 술도 못하는 친구가 벌써 3병째 들이 마시고 있다 이미 말이 고이고 있다. 난 얼른 막걸리 집에서 짐을 싸서 나무 그늘 아래로 내려와 돗자리를 펴고 한숨 붙이자고 우겨 한숨을 바람결에 눈을 붙자고 도시락을 해치우고 내려왔으나 아직도 술이 덜 깬 모양이다. 내려오는 길에 한번 넘어져 팔꿈치에 표시도 야무지게 한번한다. 내려와 운전을 하고 있자니 앉자 마자 차안에서 잘 자고 있다. 난 양식이 집까지 후다닥 바래다 주고는 대간 준비를 한다.
그리고 잠을 청해 침대에 누웠으나 말똥말똥 천장만 바라보게 된다. 내일 몸이 견뎌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된다. 어떻게 되겠지 하는 하면서 잠이 든 모양이다. 새벽 2시에 짐을 챙겨서 나오자니 아들 녀석은 그때까지 무얼 했는지(게임을 했겠지만) 부스럭 거리고 이제야 잠자리에 들고 있다. 난 조용히 짐을 챙겨 약간은 선선한 새벽 공기를 가르면서 단양을 향해 악셀을 밟는다. 진선생의 거리가 멀어서 약간은 여유 있게 가려한다. 가는 길에 두어번 통화하고 난 먼저 우리의 출발지점이 벌재에 도착하니 4시 35분이다. 벌써 산너머에는 여명이 밝아오는 것 같다. 산의 모습이 신선한 새벽 공기와 함께 어렴풋하게 어우려져 보이기 시작한다. 우린 짐을 챙기고 잠깐 김밥 한줄에 아침을 해결하고 오늘의 대 장정에 오른다. 이젠 산들이 만만치 않다 벌써 고도가 1000미터에서 1300미터 사이를 오간다. 산도 웅장해지고 전에 볼 수 없었던 산의 기운이 크게 느껴진다.
오늘의 빅카드는 역시 1315미터인 도솔봉이리라 생각이 든다. 일단 무리를 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이다. 내가 좀 느리긴 해도 페이스를 잃어 버리면 또 지난번 처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앞선다. 진선생은 좀 조금한 모양이다. 그래도 내 페이스를 지킬 것을 다짐하면서 어스름한 새벽 여명을 뒤로 하고 오늘의 28킬로 대장정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