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행일시 : 2013. 4. 27(토) 07:19 ~ 15:17(약 7시간 57분)

2. 산행코스 : 백봉령~자병산~생계령~석병산~두리봉~삽당령

3. 산행거리 :실거리 GPS 18.02km

4. 산행인원 : 허브향기, 빼뽀네  

 

[산행기]

  오후 10시 30분 진선생의 동서울 터미널로 향하는 운전대가 웬지 설렌다. 개인적으로는 거의 11개월 만에 진행하는 백두대간 길이어서 더욱 그럴 것이라 생각된다. 안개낀 영동 고속도로의 산을 몇 개를 스쳐 지나치고 대관령을 넘어 우리는 동해의 한적한 사우나에서 맥주 한잔 들이키고 잠시 눈을 붙였다. 황태 해장국으로 속을 간단히 채우고 백봉령으로 향했다. 향상 그렇듯이 오늘도 무사하고 즐거운 대간길을 머릿속에 상상하면서 아직은 아침잠이 덜 깬 상태로 백봉령을 6시 20분에 출발했다. 하얗게 파헤쳐진 자병산 정상에서 대간길 표시가 갑자기 사라져 버리고 우리는 한참을 이리저리 헤메다 야수의 본능으로 대간길을 제대로 찾아내 18.2킬로의 긴 여정을 시작했다. 이번 대간길은 날씨 탓인지 아직은 봄이 오기에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길가에 야생화는 이제 막 싹을 띄우고 있고, 얼레지 군락지 만이 여기저기 보인다 대간길 사이의 나무들도 아직까지는 앙상함이 그대로 이다. 그래도 날씨가 산행을 하기에는 너무나도 좋아 위안을 얻는다. 생계령(5.3킬로)을 거쳐 석병산(1,055미터)을 거쳐 두리봉, 삽당령을 향해 거쳐 지나간다. 그 중에서 석병산이 오늘 산행의 백미인 것 같다. 산행 중 유일하게 여성 2명이 석병산위에서 점심식사를 하는 모습을 보고 인사도 나누었다. 깍아지른 석병산 옆 일월봉에서 바라본 동해와 산하는 너무나도 아름답다. 석병산에서도 석회석을 파내기 위해서 인간들의 욕심을 파헤치면서 망가트려 놓은 자병산의 흉물스런 모습도 여기서까지도 아스라이 바라보인다.

  이제 삽당령까지는 6킬로 밖에 남지 않았다. 산책로 같은 길이다. 양쪽에는 산죽들 만이 파릇하게 널려있다. 너무 오랜만에 대간길을 나서서인지 나는 무릎도 좀 통증으로 아파온다. 그래도 오랜만에 진행하는 대간길이어서 그런지 가슴이 확 트이고, 삽당령에 가까워 질수록  정신이 더욱 맑아진다. 좋은 공기와 아름다운 풍경을 가득 가슴에 안고 다시 또 인간세상으로 내려간다. 오늘의 대간 길은 지금까지 지나온 길에 비해서 매우 편안한 길이었다. 이동 걸이도 적당했고, 마치 둘레길을 걷는 기분을 지나쳐 왔다. 삽당령에 도착하니 백봉령에서 삽당령까지 7시간 50분이 소요된 것으로 기록이 되었다. 즐기면서 놀면서 유유자적하게 잘 내려온 것 같다.

  우리는 다시 동해를 돌아 강릉에 숙소를 정하고, 오랜만에 같이 바닷가 풍경을 즐기면서 참돔과 오징어 회에 오랜만의 진선생과 이야기 꽃을 피우고 세상도 모르게 진선생은 어느새 잠자리에 빠져 들어 있다. 모자란 술을 채우기 위해서 인삼주를 가지러 간 사이에 진선생은  침대위에서 새근 새근 잠이 들어있다. 나도 하루를 이렇게 즐겁게 마무리하고 잠자리에 편안한 마음으로 벼개를 베어본다. 오늘의 대간 길은 친구와 그 동안의 긴 여정을 기억에 다시 되새기며 다시 한번 같이 전진 했다는 성취감과 행복감을 가슴에 안고 내일의 동해바다의 아침 햇살을 기대하면서 눈을 감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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